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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가 있는 아침 - 김충경
모정(母情)
전남신문

모정(母情)
                  김 충 경
 
키 낮은 햇살이 길게 누운 오후
강진 버스 터미널 대합실 의자에
못다 핀 웃음꽃이 가득하다

객지에 나간 자식들 찾아가는 어머니 남루한 보따리마다
갯벌 한 됫박과 끊어진 이야기들로 가득 찼다

어둠을 매만지던 낙지 발가락이
갯벌을 일구던 마지막 혓바닥이
쭈글쭈글한 바다와 함께 꿈틀거리고
퇴색된 라면박스에는 매운 햇살이 따사롭다

아들의 고추 만지듯 어루만졌던 튼실한 고추들 사이로
햇살에 잘 말린 어머니의 살갗도 녹아있다

몸은 갯벌에 박혀 있어도
허리는 기억자로 꺾여
객지로 떠난 자식들에게 향해있는 어머니

대나무 뿌리 옹이 같은 손끝에 매달린 것은
칼로 수 천 번 베어도 잘라지지 않고
하늘로 올라갈수록 커지는 연기처럼
날마다 피어오르는 고래심줄 모정이다



 ■ 프로필
·전남 강진 출생
·2015년 인간과 문학 겨울호 신인상
·전라남도 문화예술과장, 전남문화·예술재단 사무처장 역임
·목포 시 문학회 회원


 
기사입력: 2016/07/01 [10:22]  최종편집: ⓒ 전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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