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에 대한 에피소드 4> 손저림과 입저림의 차이!

| 기사입력 2006/10/23 [00:00]

<뇌졸중에 대한 에피소드 4> 손저림과 입저림의 차이!

| 입력 : 2006/10/23 [00:00]
이성민 신경과의원장 (의학박사. 신경과전문의)
이 성 민 원장

어른들께 인사드리러 가서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던 막내딸아이가 “아빠! 발에 시냇물이 흘러요” 라고 말한다. 무슨 말인가 생각해보다가 ‘발이 저린다’는 표현인 것을 알고 웃은 적이 있다.
신경과에서 다루는 질환 중에 ‘저림’은 우리가 자주 접하는 일인 만큼 쉽게 생각하는데, 손과 발의 저림과 입이나 다른 신체 부위의 저림은 중대한 질병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어느 월요일이었다. 일반적으로, 월요일 오전은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므로 나도 마음이 바빠진다. 차분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실 수 있도록 들어드리면 좋으련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 한 부부가 오랫동안 순서를 기다려 진료실로 들어 왔다. 부인이 고생을 많이 하셨는지 나이에 비해 조금 늙어 보였다. 3개월 전부터 손이 저리다고 오셨는데 다른 증상은 없고 밤에 심해지고 일을 많이 한 날이 더 심하다고 하였다. 수근관 증후군(정중신경의 압박에 의하여 발생하는 손저림의 원인)이 의심되어 말초신경검사 예약을 잡고 있는데, 함께 온 남편이 말을 걸어왔다.
“저도 손이 저린데, 잠깐 그러다 좋아지니까 검사는 안 해도 되겠지요? 묘하게 손이랑 입이 같이 저리네요.”
“네? 손과 입이 같이 저린다구요?이건 부인보다 심각한 증상이네요.” 다음 환자를 부르지 못하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혈압이 있고 담배를 피우는 분으로 오른쪽 손과 입가의 이상감각이 짧게 2-5분정도의 시간으로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양상이었다. 겨울철에 찬바람 쐬고 나서 처음 발생하였다고 하며 그 이후로 간간히 생긴다고 한다.
검사를 해보니, 예상대로 좌 중뇌동맥에 혈전(피떡)이 발견되었고 정도가 심하여 입원하게 되었다. 손저림이 심하다고 찾아온 아주머니는 환자에서 보호자로 상황이 바뀌었다. 회진하러 갔더니, 신세한탄을 하시며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처지에 비싼 입원비며 치료비를 어떻게 내냐며 걱정하신다. 그러나, 그대로 두었더라면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을 것이고 후유증으로 마비나 치매가 되었다면 더 힘드셨을 것이라고 위로해 드렸다.
손만 저리는 것인지 손과 입 또는 다른 신체부위도 같이 저리는것인지 부터 큰 차이가 있다.
손으로 가는 신경가닥은 모두 3가지로 되어있고 더 올라가면 상완신경총(어깨 안에 들어있는 신경다발들), 경추척수, 뇌간(숨골), 시상, 뇌 운동피질 및 감각피질로 이어진다. 하지만 입으로 오는 신경은 척추를 따라가지 않고 뇌간에서 바로 나오는 삼차 신경을 타고 내려온다. 이 뜻은, 입과 손이 함께 증상이 나올려면 뇌간이상의 부위에 문제가 있어야만 나올 수 있는 것이기에 뇌의 기질적 질환(뇌혈관질환, 염증 등)을 의심해야 한다.
그 분은 혈관 성형술을 받아 막힌 부위를 뚫었고 지금은 담배도 끊고 혈압조절도 잘하시면서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고 계신다.
수구증후군(cheiro-oral syndrome)도 뇌졸중의 하나이다. 병변은 한쪽 감각피질의 일부(손과 입으로 가는 피질영역)에 있고, 작은 혈관의 막힘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가끔은 큰 혈관의 막힘을 처음으로 시사해주는 증상이다.
신문을 보다가, ‘from hand to mouth’라는 표현을 보니 그 부부가 생각난다. 하루 벌어 하루 사신다는 한탄이 딱 이 영어 표현인데다가, 부인의 손저림과 남편의 손과 입저림.
다음은 뇌졸중에 대한 에피소드 5이다.
<상담문의 27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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